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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ελετάω 조심하다 애쓰다 묵상하다/마가복음

막 1:40-42 "원하시면 저를"

1:40 한 나병환자가 예수께 와서 꿇어 엎드려 간구하여 이르되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40b)

‘원하시면 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고백은 범상치 않습니다.

나병은 주님께서 고치셨던 그 당시에도, 더 이전에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율법을 주셨을 때에도, 사람으로서는 고칠 수 없는 병이었습니다.

제사장은 나병이 발병하거나, 나은 것을 진단하거나, 다 나은 자가 부정했다가 정결해졌음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제사를 집행하는 역할을 할 뿐이었지 그 병을 고칠 수는 없었습니다.

‘정결에 관한 규례’에 의해 스스로를 "부정하다, 부정하다." 외쳐야 했던 비참함. 사람들과 떨어져 고립된 채 살며, 병과 싸우며 생명을 부지해야 하는 고통.

아마도 사람이 겪는 가장 어려운 상황 가운데에 처해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유대인들에게 저주받은 자로 여겨졌던 이 나병 환자의 비참은 낫고자 하는 절박함이 되었고, 그것이 예수님께 나아가는 용기로 작동했습니다.

 

사람으로서는 결코 고칠 수 없는 이 병.

그런데 이 사람은 예수님께 나아와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다고 아룁니다.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주님께서는 하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간절히 메시야를 기대하며 살아왔고, 예수님께서 바로 그 메시야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결코 고백할 수가 없는 말일 것입니다.

 

‘원하시면 하실 수 있나이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키니, 곧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주님께서 원하셔야 하실 수 있다고 하니,

이 고백은 또한 그가 뜻하시고 바라시는 대로 행하실 수 있는 유일하신 존재, 즉 하나님.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권세를 가지셨음이 확실하다고 생각한 데서 나온 것입니다.

뜻하신 것을 행하시며 불가능이 없으신 분, 주권과 전능함을 가지신 하나님으로 예수님을 인정하며 높여드린 고백입니다.

 

그는 '저를 낫게 하실 수 있나이다'라고 하지 않고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이것은 그가 레위기의 정결법 중에서,

"외치기를 부정하다 부정하다 할 것이고 병든 날 동안 늘 부정할 것이라"라고 하는 구절을 마음에 담고 있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스스로 부정하다고 두 번이나 외치고, 부정한 자로 낙인찍히며, 스스로를 부정하다 여기며 살았던 그 울분으로 인해서,

그는 낫게 되는 것이 아니라 '깨끗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그를 불쌍히 여기십니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셨습니다. 

부정한 자와 접촉하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으시고 그를 만지십니다.

그러자 곧 나병이 그 사람에게서 떠나가고 깨끗하여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