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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

[제5주] 회개란 무엇인가?

[12] 하나님의 의의 심판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이 땅에서와 영원토록 형벌을 받아야 한다면, 우리가 그 형벌을 피하고 다시 하나님의 은혜를 받을 수 있는 길은 없습니까?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공의가 만족되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 스스로든(율법/하나님의 정의가 요구) 다른 이를 통해서든(복음/하나님의 긍휼하심이 허용) 하나님의 공의를 완전히 만족시켜야 합니다.
 
 
 
[13] 우리 스스로 하나님의 공의를 완전히 만족시킬 수 있습니까? (보상)
 
절대적으로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보상은커녕 날마다 빚을 더 늘려갈 뿐입니다.
 
 
 
[14] 우리를 위해 보상해 줄 수 있는 존재를 피조물 중에서 찾을 수 있습니까?
 
그런 존재는 전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저지른 죄에 대해 다른 피조물을 벌하기 원치 않으실 것입니다. 나아가 그저 피조물에 불과한 존재는 죄를 향한 하나님의 영원한 진노의 짐을 감당할 수도 없고, 다른 사람들을 거기서 구원해 낼 수도 없습니다.
 
 
 
[15]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중보자와 구원자를 찾아야 합니까?
 
참 사람이시고, 의로운 분이시면서 모든 피조물보다 큰 능력이 있으신 참 하나님을 찾아야 합니다.

 


 

여러분 누가복음 11장을 꼼꼼히 읽어 보세요. 

제자 중 하나가 주님께 기도를 가르쳐달라고 청했을 때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는 회개였습니다(눅 11:2-4). 

그리고 이어지는 비유는 여러분에게 필요한 다른 어떤 것들을 구하라는 뜻이 아니에요. 오직 성령(하나님)을 구하고 찾으라는 말씀입니다. 

 

내가 또 너희에게 이르노니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너희가 악할지라도 좋은 것을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하시니라 (눅 11:9-13)

 

그 다음에는 이 세대가 담당하는 환난의 원인을 정확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과연 이 세대가 담당하리라 
화 있을진저 너희 율법교사여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가져가서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고자 하는 자도 막았느니라 하시니라 
거기서 나오실 때에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거세게 달려들어 여러 가지 일을 따져 묻고 그 입에서 나오는 말을 책잡고자 하여 노리고 있더라 (눅 11:51b-54)

 

'(하나님을 아는) 지식(=믿음)의 열쇠'에 '성경'을 대입해 보세요. 성경을 통해서 믿음으로 들어가지 않았거나 또 들어가고자 하는 이를 막은 사람은 죄를 지은 것입니다.



그리고 누가복음을 쭉 읽어보면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설령 실족하더라도 항상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눅 17-18장).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억울함을 풀어 주지 않고 우리를 오래 버려두시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말씀을 하신 뒤에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라고 제자들에게 물으신 것입니다(눅 18:8b).

밤낮 부르짖는 선택받은 사람들이면 당연히 믿음이 있을 것인데 믿음 있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거라는 말씀...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회개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렇다면 왜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날마다 회개하게 하실까요?

날마다 실족하는 우리들을 치유하시고 구원하시기 위해서 성령 하나님께서 첫 번째로 하시는 일이 바로 회개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넘어지게 되었고 나의 근심이 항상 내 앞에 있사오니
내 죄악을 아뢰고 내 죄를 슬퍼함이니이다 (시 38:17-18)

 

참으로 회개는 믿음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의지나 능력과는 상관없이 오직 은혜로 구원에 이르게 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입니다.

 

지금 상황이 힘들고 괴로운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태까지 교회가 겪어 온 모든 환난보다도 더 큰 것은 아니겠죠? 

지금보다 훨씬 더 심한 고통 속에서도 언제나 교회는 회개를 통해 하나님을 찾았고, 건짐을 받았고, 일으켜져 왔습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멀리 떨어진 자녀들을 돌아오게 하시는 주의 자비에 의해서 

나의 죄악들을 기억하고 시인하는 데서 회개는 시작됩니다.

그러므로 아무도 자기 능력으로 회개할 수는 없지만 주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믿음이 있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회개가 있습니다.

 

주일 예배 드리면 한 주 동안 말씀과 떨어져 있어도 되는 것이 아니에요.

한 번 회개하고 그걸로 남은 날 동안 태평히 지낼 수도 없습니다. 한 번 울어서 되는 것이 아니죠.

회개란 우리의 생활이 하늘의 질서를 따라 개혁되는 것이며 개혁된 교회는 날마다 개혁되어야 합니다.

이는 날마다 육을 죽이고 영은 살리는 것이니, 나는 죽고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

회개의 자리, 그 가장 낮은 곳에서 우리는 밤낮으로 부르짖습니다.

 



요즘 상황이 좋지 않지요? 직접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도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답답해서 힘들어 해요.

그런데 사람들이 이에 대해서 각자 생각하는 것은 다 달라도 묘한 공통점이 있어요.

지금 괴로운 것은 자신인데 괴로움의 원인은 자기 밖에서만 찾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 때문이야, 악한 세상 때문에 전염병이 생겼어, 아니 대통령 때문이야, 아니야 교회들 때문이야 그러니까 애초에 모이지를 말았어야지... 등등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내가 힘든 건 언제나 나의 부족함과 연약함 때문이죠.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그런 나를 고쳐주십니다. 회개를 통해서, 내 안에서.

 

"회개는 모든 속이는 것과 잘못된 생각들을 끊고 어둠 즉 나의 악함을 비추는 빛을 찾는 일이다." (칼빈)

 

 

고통받고 있는 건 난데 왜 내가 회개를 해야 하죠? 이렇게 된 게 제 잘못인가요? 누구누구가 잘못했잖아요.

 

이렇게 남탓을 하는 것은 타락한 세상 사고방식입니다. 죄지은 아담이 그랬었지요.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있게 하신 여자 그가 그 나무 열매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창 3:12)

사실은 남이 아니라 은근슬쩍 하나님께 책임을 전가하는 거죠.

땅과 우리가 이렇게 되게 내버려 두신 하나님을 탓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옳은 것만 같은 내 생각과 내 기준이 죽어서

자기 죄를 깨닫고 고민하며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베풀어지는 주의 자비,

오직 그만이 갈급한 영혼에 부어지는 생명수입니다.


그럼 이 긍휼의 물을 마셔서 목마름이 해결되는 은혜를 얻으려면 누구를 찾아야 할까요?

 

너희는 여호와를 만날 만한 때에 찾으라 가까이 계실 때에 그를 부르라 (사 55:6)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족속에게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나를 찾으라 그리하면 살리라... 너희는 여호와를 찾으라 그리하면 살리라 그렇지 않으면 그가 불 같이 요셉의 집에 임하여 멸하시리니 벧엘에서 그 불들을 끌 자가 없으리라 (암 5:4-6)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마 6:33a)

 

 

문제는 눅 18장에서 비유로 하신 말씀에 나오는 불의한 재판관 같이 되는 것입니다(눅 6:42).

정죄하고 판정을 내리는 일을 하는 재판관이 불의하면 어떻게 됩니까?

자기는 죄 없이 깨끗한 척 하지만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없으니 용서가 없고,

하나님을 사랑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니 회개도 하지 않겠지요?

그렇다고 벌을 피하고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서 거짓으로 용서를 구해도 주님께서 다 용서해 주실까요? 


죄짓고 말로 때우는 것이 회개는 아니겠지요. 

믿음 안에 행위가 포함되듯이 회개에도 행위가 포함됩니다.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내가 가장 큰 죄인임을 기억하면 반드시 하나님께을 찾게 되고, 다른 사람도 용서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에게 닥친 어떤 이해하기 힘든 상황도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님을 잊지 마세요. 


그것들이 바로 하나님께서 교회에 회개를 일으키시는 방편입니다. 

회개는 참된 교회에게만 허락하시는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이죠. 

 



"회개는 죄를 씻어버리는 약이며, 하늘에서 온 선물이며, 놀라운 힘이며, 율법의 힘을 능가하는 은총이다." (크리소스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