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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ελετάω 조심하다 애쓰다 묵상하다/창세기

#2 하나님의 권능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첫 번째 이적을 기억하십니까?

갈릴리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일입니다.

성육신하신 하나님께서 이 땅에서 행하신 첫 이적은

바로 물을 좋은 포도주로 변화시키신 일입니다.

이 이적은 '표적'(σημεῖον)/세메이온/'표적 sign, 확증하는, 증명하는 특징, 표 mark, 증거 token'이라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왜 주님께서는 처음에 하필이면 그러한 표적을 보이셨을까요?

이것은 참으로 중요한 질문입니다.

처음에 주님께서 물을 포도주로 만드시는 이적을 보이신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요 2:1-11)

사흘째 되던 날 갈릴리 가나에 혼례가 있어 예수의 어머니도 거기 계시고
예수와 그 제자들도 혼례에 청함을 받았더니
포도주가 떨어진지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이르되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그의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이르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라
거기에 유대인의 정결 예식을 따라 두세 통 드는 돌항아리 여섯이 놓였는지라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신즉 아귀까지 채우니
이제는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 하시매 갖다 주었더니
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도 어디서 났는지 알지 못하되 물 떠온 하인들은 알더라 연회장이 신랑을 불러
말하되 사람마다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후에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 하니라
예수께서 이 첫 표적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으니라



어떤 사람들은 이 일을 가지고 예수님께서 술을 좋아하셔서 그러셨다고 말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당시의 포도주가 술이 아니라 그저 알코올 성분이 없는 음료였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다 잘못된 생각들이지요.

성경 전체를 볼 때에는 술에 대하여

풍성함과 해갈과 위로를 주고 즐거워하며 병을 치료하는 순기능과

사람을 취하게 하여 방탕하고 피폐하게 하는 부정적인 측면이 모두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그 때 주님께서 만드신 포도주는 잔치에 꼭 필요한 요소였지만,

그런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은 말씀의 의도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그러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왜 주님께서 그러한 첫(ἀρχή)/아르케/'처음, 시작, 태초' 표적을 보이셨을까요?

질문 안에 힌트가 있습니다.

바로 처음에 하신 일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요한 사도가 이 이적을 ‘표적’이라 기록하고 있고

또 그것이 예수님의 첫 번째 기적임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미 우리는 ‘처음에’(רֵאשִׁית)/레쉬트/'첫째, 처음, 시작, 최초'로 시작하는 성경을 읽었습니다. 


처음에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다시 떠올려 보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무 것도 없는 가운데서 실제로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영이 물 위에서 역사하셔서 ‘육 일 동안’ 천지만물이 창조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것처럼 보이는 

천지 우주만물을 단 엿새 동안에 창조하셨습니다.

그 엿새 동안에 150억 년 지난 것처럼 보이는 우주를 창조하셨고,

46억 년이 되어 보이는 지구를 만드셨습니다.

인간도 마찬가지로 갓난아기로 창조하시지 않고

어른인 상태로 지으셨습니다. 



그리고 처음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이 이적을 보십시오.

예수님은 신적인 권능으로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좋은 품질의 포도주를 만들어 내셨습니다.

그런 것은 보통의 수십 년이 걸려야 만들어지는 포도주였으나

예수님께서는 즉각적으로 만드셨습니다.

창조하시던 때의 하나님의 권능을 가리켜 보여줍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것처럼 보이는 우주 만물을 창조하셨듯이,

오래된 것처럼 좋은 포도주를 즉시 만들어내신 것입니다.

또 예수님께서는 돌로 된 비어있는 항아리 여섯 개에 물을 채우라고 말씀하셨고

하인들에 의해 그 항아리들에 물이 아귀까지 채워졌죠.

그처럼 태초에 단 엿새 만에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창조되었습니다.

이 창조된 빛은 하나님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그냥 빛이겠지요? 

이와 같이 만물이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던

말씀으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습니다.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었습니다.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는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어라” 말씀하시니

종들이 갖다 주었습니다.

종은 주인의 말씀에 순종합니다.

당연히 물을 가져간 종들은 그 술이 어디서 났는지,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주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에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셨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을 빚은 재료인 흙은 무생물인 물질이었지만

그의 코에 생명의 호흡을 불어넣으시니

그 사람은 흙과 전혀 다른 생령(생물)이 되었습니다.

창조된 물질을 사용하셔서 새로운 피조물인 생물을 만드신 것입니다.



이와 똑같이 가나의 혼인잔치에서도 연회장이 물맛을 보니

물은 포도주가 되어있었습니다.

물은 그저 물질(질료/재료)에 불과했지만

말씀의 권능으로 인해 물과 성질이 전혀 다른

포도주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내 이름으로 불려지는 모든 자 곧 내가 내 영광을 위하여 창조한 자를 오게 하라

그를 내가 지었고 그를 내가 만들었느니라 (사 43:7)



위 말씀대로 하나님의 창조하심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는 처음 표적을 혼인잔치에서 행하심으로써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시니, 제자들이 주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어지니라 (창 2:1)

직역하면 “하늘들과 땅과 그 모든 군대가 완성되었다.”(ויכלו השמים והארץ וכל צבאם) 입니다.

하나님의 권위와 뜻하신 목적 아래에 창조된 각종 만물의 수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군대라는 표현으로 그 위용과 위풍당당한 전열을 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미리 작정하시고 예정하신 일을 창조와 섭리 가운데 이루십니다.



창조가 무엇입니까?

아무것도 없는 중에서 그 권능 있는 ‘말씀’으로써 엿새 동안에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어진 일입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이 첫 번째 표적, 예수님께서 갈릴리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보이신 그 표적은 바로

처음에 하나님께서 이루신 창조의 일을 우리가 기억하게끔 만들어 줍니다.



이에 더하여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그 표적은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주님께서 다시 오실 날에 이루어질 극치에 이른 하나님의 나라,

곧 새 하늘과 새 땅을 여실 역사를 예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예수님의 첫 표적이 바로 태초에 있었던 창조와,

마지막 날에 극치에 이를 하나님의 나라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창조와 섭리의 경륜과 마찬가지로 하나님 나라에 대한 경륜도*

성자이신 예수님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경륜: 하나님께서 그분의 선한 기쁘심을 따라 정하신 계획)



하나님의 말씀으로,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이신 하나님께서 세상에 오심으로 인하여

하나님의 나라는 완성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성경에서 종종 잔치에 비유되곤 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푸시는 잔치입니다.

그 잔치에는 예수님의 초청에 응하여 모인 사람들만이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마지막 날에 여시는 그 잔치의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교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 나라가 우리 안에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있다면 여러분은 이미 주님을 통해 거듭난 사람들입니다.



너희가 거듭난 것은 썩어질 씨로 된 것이 아니요

썩지 아니할 씨로 된 것이니

살아 있고 항상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되었느니라 (벧전 1:23)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이 가르치는 하나님의 경륜을 바르게 알아서

그 뜻에 우리 자신을 온전히 헌신하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서

선한 청지기 같이 모든 일에서 서로 섬기는 일로 나아갈 때에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