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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ελετάω 조심하다 애쓰다 묵상하다/시편Ⅱ

#57 멸하지 말라 (1)

시일이 꽤 지난 후 이제 다윗은 엔게디 광야에 있는 어느 굴(מְעָרָה)/메아라/'굴, 동굴'속 깊고 어두운 곳에 있습니다

"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 영혼이 주께로 피하되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

내가 지존하신 하나님께 부르짖음이여

곧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께로다

그가 하늘에서 보내사

나를 삼키려는 자의 비방에서 나를 구원하실지라"(1-3a) 

아직 사울 왕의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는 여전히 지존하신 하나님을 부르짖으며 주의 은혜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그의 구원을 보내실 것입니다.

(셀라)

 

다윗은 구원을 깨닫습니다.

"하나님이 그의 인자와 진리를 보내시리로다"(3b) 

구원의 주께서는 사랑이시며 진리의 말씀이신 하나님이십니다.

참으로 하늘에 계신 주께서는 성도를 구원하시는 주님이시며 그 자신을 이 땅으로 보내주십니다.

그러나 아직도 조금 더 기다려야 합니다.

"내 영혼이 사자들 가운데에서 살며 내가 불사르는 자들 중에 누웠으니 곧 사람의 아들들 중에라

그들의 이는 창과 화살이요 그들의 혀는 날카로운 칼 같도다"(4)

 

그런데 갑자기 이런 기도를 올립니다.

"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5) 

죽어버린 영혼들 가운데 살고 있는 내게로 이 땅에 오실 구원의 주께서

다시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실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언이죠.

왜 이 말씀이 예언이냐면 원래부터 하나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하늘 위에 높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영광의 하나님이시고 그것은 과거에나 미래에나 변함이 없습니다. 이미 그 보좌에 계십니다.

그런데도 주께서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고 주의 영광이 온 땅 위에 높아질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육신하시고, 다 이루시고, 다시 영광 중에 들려 올려지실 주님. 예수 그리스도를 정확히 가리키고 있습니다.

 

다시 땅 위의 상황입니다.

“사울이 블레셋 사람을 쫓다가 돌아오매 어떤 사람이 그에게 말하여 이르되

보소서 다윗이 엔게디 광야에 있더이다 하니

사울이 온 이스라엘에서 택한 사람 삼천 명을 거느리고 다윗과 그의 사람들을 찾으러 들염소 바위로 갈새”(삼상 24:1-2)

다윗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말합니다.

"그들이 내 걸음을 막으려고 그물을 준비하였으니 내 영혼이 억울하도다"(6a)

아직은.. 그 굴에 사울이 들어오기 전입니다.

 

“길 가 양의 우리에 이른즉 굴이 있는지라 사울이 뒤를 보러 들어가니라

다윗과 그의 사람들이 그 굴 깊은 곳에 있더니”(삼상 24:3)

드디어 구원의 때가 왔습니다

뒤를 보려고 했으니 혼자였겠죠.. 하필이면 다윗 일당이 숨어 있는 굴에 들어왔습니다.

상황이 뒤바뀝니다. 사울이 도리어 다윗에게 죽게 생겼습니다.

"그들이 내 앞에 웅덩이를 팠으나 자기들이 그 중에 빠졌도다" 

(셀라) (6b)

 

표제를 보시면 인도자를 따라 알다스헷에 맞춘 노래라고 되어 있습니다.

-타쉬헤트’(אַל תַּשׁחֵת)멸하지 말라란 뜻입니다. 다윗이 한 말도 되고 사울의 말도 될 것입니다...

그러나 역시 하나님 편에서 생각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그때 다윗은 사울의 겉옷 자락을 가만히 베었습니다.

“그리 한 후에 사울의 옷자락 벰으로 말미암아 다윗의 마음이 찔려”(삼상 24:5)

하나님께서 다윗의 양심을 찌르셨고, 그래서 다윗은 자기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내가 손을 들어 여호와의 기름 부음을 받은 내 주를 치는 것은 여호와께서 금하시는 것이니”(삼상 24:6a)

주께서 금하셨습니다.

 

멸하지 말라.

하나님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멸하지 말도록 다윗의 머리에 명하셨던 것입니다

옛적부터 히브리인들은 사람이 심장으로 생각한다고 표현했습니다.

시편의 시들에서 마음(לֵב)/레브/‘심장, 내부 장기’으로 번역된 것은 사실은 대부분 두뇌지성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이 일을 겪은 다윗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7) 

내 마음이확정되었사오니(כּוּן)/쿤/'확고(견고)하다, 확립하다, 세워지다, 결정되다'

머리로 깨달아 확고하게 된 것입니다.

 

"내 영광아 깰지어다 비파야, 수금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8)

(נכון לבי אלהים נכון לבי אשירה ואזמרה)

내 영광아 깰지어다라니요? '영광'으로 번역된 것도 인간의 '내부 장기'(לבי)입니다. 영어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inner man, mind, will, heart, understanding.

mind, knowledge, thinking, reflection, memory 이런 일들을 어디로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종합해서 생각하면 나의 전인, -즉 영혼만이 아니라 육신의 장기(심장/간/두뇌)까지-’라는 존재 전체가 깨어 주님을 찬양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신약성경에서도 이성적인 이해와 사고마음으로 번역되었습니다.

“..교회에서 네가 남을 가르치기 위하여 깨달은 '마음'(νος)/누스/‘이해(력), 이성, 사고’으로 다섯 마디 말을 하는 것이

일만 마디 방언(기도가 아닌 '말')으로 말하는 것보다 나으니라”(고전 14:19)

그러므로 우리가 말씀을 깨닫는다는 말은, 복음을 깊이 이해한다는 뜻입니다.

그냥 우리 마음으로 믿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신념이지요.

우리가 주님을 신뢰하고 주님께 대한 신념을 갖게 되는 것은 믿음의 결과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이란, 성령 하나님을 통해 우리의 전인에 인침을 받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입니다.

그것이 있어야만 사람이 하나님을 신뢰하여 믿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먼저는 하나님께서 믿음을 주시고, 그 결과가 우리의 신뢰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롬 10:17)

우리가 말씀을, 복음을 잘 알고 이해해야 합니다. 머리로요. 복음의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그 지식 없이 신념만 키운다면 맹신이 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무조건 믿고 따르는 거죠.

중세의 교인들이 그래서 다 죽으면 연옥에 가서 오랜 세월 고생고생해야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게 믿음입니까?

주님의 공로만으로는 안 되고, 사람이, ‘내가선행을 하고 신앙생활을 잘해야 영생을 얻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선행과 경건한 삶은 믿음의 열매이지 구원의 조건이 아닙니다. 원인과 결과가 바뀐 것입니다.

유대인들, 바리새인들하고 똑같지 않습니까? 그건 신앙생활이 아니라 굴종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없는 맹신은 사람과 조직을 향한 복종을 낳습니다.

누구에게 지배를 당합니까? 그렇게 거짓을 가르치는 자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습니다. 

 

멸하지 말라.

하나님께서는 주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네 손으로 멸하는 것을 금하셨습니다.

우리는 성령으로 기름 부음 받은 교회(성도)입니다. 절대로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의 공로를 깎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 자신에게는 선한 것이 없고, 정말 말 그대로 모든 선한 것은 다 하늘에서 하나님께로부터 내려온 것입니다

성경 말씀은 하나도 오류가 없습니다.

다만 인간의 편에서 번역상의 문제가 있을 뿐이나 그것들도 다 주님께서 올바로 깨닫도록 해 주십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하늘로부터 내려 받는 믿음을(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성령 하나님으로 말미암아(하늘의 지혜로), 머리에 깨달음을 얻는 은혜를 간구합니다.

그것이 마음으로 깨닫는 것이니까요.

 

"주여 내가 만민 중에서 주께 감사하오며 뭇 나라 중에서 주를 찬송하리이다

무릇 주의 인자는 커서 하늘에 미치고 주의 진리는 궁창에 이르나이다

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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