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

#27 세례식과 유아 세례

송 아무개 2021. 10. 6. 11:02
[72문] 세례의 물로 씻김 받는 일 자체가 죄를 씻어내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보혈과 성령님께서만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씻어 주십니다.  
[73문] 그러면 어째서 성령님께서는 세례를 가리켜 '중생의 씻음'과 '죄를 씻음'이라 하셨습니까?  

  
하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이유는 물로 몸의 더러운 것들이 씻겨지듯이 그리스도의 피와 성령으로 우리의 죄가 씻겨진다는 것을 가르쳐 주시기 위함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약속(복음의 말씀)과/ 표지(세례)를 통해 

물에 의해 몸이 깨끗해지는 것처럼 우리의 죄가 실제로 깨끗히 씻겨진다는 사실을 확신하도록 해 주십니다. 
[74문] 유아들도 세례를 받아야 합니까?  

  
그렇습니다.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유아들도 하나님의 언약과 교회에 포함되어 있고(창 17:7; 마 19:14), 유아들에게도 그리스도의 보혈에 의한 죄의 용서와 믿음을 갖게 하시는 성령님이 약속되어 있습니다(시 22:10; 행 2:38-39). 

따라서 유아들도 교회에 속하여 있기 때문에 언약의 표지인 세례를 받으며/ 믿음이 없는 사람들의 자녀와 구별됩니다(고전 7:14). 구약 시대 유아들은 할례를 받았지만 신약은 세례를 받습니다. 

 

원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 것은 물에 잠겨서 씻김 받는 의식입니다(침례). 

그렇지만 형식보다 그것이 가리키는 주님의 약속이 중요하기에 훗날 교회는 세례 의식에 물이 뿌려지는 것을 허용합니다(세례). 

의식에 관해서는 그러하나 그 안에 담긴 실제적인 약속은 변함없이 주님께서 이루십니다. 

제아무리 고상하고 순결한 품성이나 경건한 모습 등등 그 어떤 고매한 인간적인 요소들이 교회에 있다 할지라도 교회가 하나님의 이적을 좌지우지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반대로, 주의 뜻과 역사하심으로 인하여 주님께서 하시는 큰일에 우리가 쓰임 받을 뿐입니다.

 

겸손한 자에게/ 여호와로 말미암아/ 기쁨이 더하겠고, 사람 중 가난한 자가/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리니 (사 29:19)

 

주님의 뜻은 세례의 의식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보혈과 성령으로 우리의 모든 영혼의 더러움 곧 죄악을 씻기시는 은혜를 나타내 보이시고 이를 확증하시는 것입니다. 

우리 영혼이 깨끗해지는 은혜를 베푸심으로써/ 우리에게 하나님의 가르침을 사랑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그 교훈에 순종하여 사는 삶으로 거룩한 변화가 반드시 있도록 주님께서 만들어 주십니다. 

그렇게 주님께서 일하시는데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오늘 전해 드리고자 하는 바는 그러므로 주님께서 일하셨는데 영광은 종이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도행전 3장을 보면,

실제로 못 걷던 사람을 낫게 하신 분은 주님이셨습니다. 

그러나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자 유대인들은 어떤 모습을 보였습니까? 

모든 백성이 크게 놀라며 솔로몬의 행각으로 달려와 사도들에게 몰려들었습니다.

그렇게 회당에 모인 사람들은 하나같이 엉뚱하게 사도들을 우러러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그들의 시선과 칭찬 받기를 꺼린 베드로가 말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여, 어째서 이 일을 놀랍게 생각합니까? 우리 자신의 능력과 경건으로 이 사람을 걷게 한 것처럼 왜 우리를 주목합니까? (행 3:12)

 

유대인들은 그들에게 무슨 놀라운 능력이나 깊은 신앙심이 있었기 때문에 기적이 일어났다고 오해하여 사람에게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사도는 그 일이 자신들의 경건하고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고 단언합니다.  

 

중세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성례를 행하면 그 의식으로 인해 죄가 씻겨진다고 믿었습니다. 

그것은 약속의 말씀을 몰라도 세례만 받으면 구원의 효과를 얻을 것으로 믿는 미신인데, 

오늘날에도 하나님의 수많은 구원의 일에 쓰여진 아무 것도 아닌 사람에게 집중하는 신앙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생각은 그래서 보다 경건한 목회자에게 성례를 받으려 하는 미신 행위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성례를 제정하시고 교회가 시행하게 하신 까닭은 무엇입니까? 

성례의 의식에 쓰임 받는 경건한 사람들이 모든 이들에게 칭송을 듣고 권세를 누리는 영광을 받게 하시기 위함이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오직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제사만이 우리의 구원에 실제로 효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도록 하시기 위함입니다. 

마술은 하나님 아닌 다른 곳에서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우상 숭배이며, 

미신은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이 무언가가 일어날 것이라 믿는 우상 숭배니(김태희, 『쉽게 배우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161)

우리 신앙이 마법같은 일을 바라거나 미신적인 행위에 머무르지 않도록 주님께서는 특별히 성경을 우리에게 허락하셔서 주님의 뜻을 가르쳐 주고 계십니다. 

그 모든 것을 어디까지나 우리가 아니라 주님께서 만들어 가고 계십니다.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 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 할지니라 (눅 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