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주] 하나님의 언약
[9] 하나님께서 사람이 행할 수 없는 것을 율법으로 요구하시는 것은 부당하지 않습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율법을 이행할 수 있도록 사람을 창조하셨지만, 사람이 마귀의 꾐에 빠져 고의로 불순종하여 스스로 그러한 은사들을 빼앗겼습니다. 또한 그로 인해 사람의 모든 후손들도 그 은사들을 빼앗긴 것입니다.
기록된 바 첫 사람 아담은 생령이 되었다 함과 같이
마지막 아담은 살려 주는 영이 되었나니
하나님께서 첫 아담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참된 지식과 의와 거룩으로 창조하셨습니다. (고전 15:45)
다만 죄를 지을 수조차 없는 완전히 영화로운 것은 아니었고,
죄를 짓지 않을 수 있고 죽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상태였습니다.
낙원에 있던 아담이 받은 영육 간의 풍족함 중에 부족했던 한 가지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복음) 안에서 보증되는 절대적 확실성입니다.
그리고 그것에 도달하고 말고는 아담의 자유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율법이 요구하는 순종을 이행할 수 있는 능력이
이미 그에게 주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시험의 계명을 내려주셔서
피조물인 사람이 마땅히 지키고 행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니까 아담은 둘 중 하나만 선택하면 되는 것이었죠.
하나님 말씀의 권위를 믿을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통찰력과 판단을 더욱 신뢰할 것인가?
그것은 하나님께 순종할 것인지, 아니면 떨어져 나와서 독립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이었어요.
행위로 죄를 짓지 않고 영생을 얻을 것인지, 아니면 죄악을 행하고 벌을 받을 것인지를
자신의 의지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의로든 실수로든 범죄했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순종을 요구하실 권리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스스로 말씀하신 대로 죄인에게는 벌을 내리시는 것이 정의롭고 당연한 일입니다.
혹 아담의 죄가 우리에게까지 전가된 사실에 대해 의문이 들지 않나요? 그건 불공평한 일이 아닐까요?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마지막 아담을 떠올려 보아요(롬 5:12-21).
행위언약은 말씀에 순종하는 행위에는 영생이 약속되지만 불순종하면 필멸하는 것입니다.
시험의 계명을 포함해서 십계명으로 대표되는 모든 율법이 행위언약 안에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대속은 구약의 율법, 즉 행위언약의 충족이었습니다.
주님을 마지막 아담이라고 표현한 것은 인류의 마지막 대표자이시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행하셔서 율법의 의를 이루셨고, 그것은 우리에게 전가되었습니다(칭의).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행함이 아닌, 오직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게 된 것입니다.
아담이 인류의 첫 대표자라고 했죠?
만일 첫 아담이 우리의 대표자가 아니었다면,
마지막 대표가 되어 주신 주님의 언약 성취도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입니다.
구원의 본질은,
하나님의 의(예수 그리스도의 의로우심)가 인간의 어떤 행위나 공로에도 의존하지 않고 우리에게 전가된다는 것입니다.
기록된 바 첫 사람 아담은 생령이 되었다 함과 같이 마지막 아담은 살려 주는 영이 되었나니 (고전 15:45)
이것이 복음이요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은혜의 언약입니다. 우리는 이 언약 안에 있기 때문에 살리심을 받는 구원(=영생=참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
만일 아버지의 택하신 자녀들인 우리가 은혜의 언약 안에 있지 않다면
율법을 다 지키는 행위로 구원을 얻어야 할테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모든 사람이 이미 악한 본성을 갖게 되어 스스로의 힘과 의지로는 도무지 주님의 말씀에 순종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범죄를 할 수 없는 모태에서부터 벌써
첫 사람 아담의 범죄가 우리에게 전가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서 나온 우리가 참으로 지금까지도 수많은 죄악된 행위들을 해 왔지만
놀랍게도 우리는 오히려 의롭다 하심을 받았습니다.
우리의 행함과는 상관 없이
인류의 마지막 대표이신 주님의 의가 우리에게 전가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진정 우리의 구원을 믿는다면
첫 사람의 죄책과 형벌이 우리에게 전가된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만일 우리들이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원죄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처음부터 본성이 선해서)
온전히 율법을 지킬 수 있었다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시지도 않으셨을 것입니다.
아무 죄도 없는 사람에게는 구원이 필요 없으니까요.
구원은 죄악에서 건짐을 받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정말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구원을 받았나요?
그렇다면 아담으로 인한 전 인류의 타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요.
그럼 인류가 타락하게 된 후에는 전혀 행할 수 없게 된 일들을 명하시는 건 헛된 일이 아닌가?
아닙니다. 의로우신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하며(사 51:6; 렘 33:10),
사람이 육신으로 말미암아 연약하여 할 수 없는 그것을 하나님께서는 하실 수 있기 때문에(롬 8:3)
하나님 편에서는 율법이 폐지되지 않았습니다(롬 9:6).
그래서 악인들이 율법을 알면서도 행하지 않으면 반드시 정죄를 받아 하나님의 정의가 드러나게 됩니다.
그로 인해 세상이 어느 정도는 선한 모습과 질서가 보존되겠지요?
또 택하심을 받았지만 아직 세상에 속한 이들이 율법을 통해 자신의 죄를 깨닫고 회개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온 우리에겐 말씀에 순종할 수 있도록 거룩하신 영께서 인도해 주시지요.
그렇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말미암아 우리 속에서부터 순종이 시작되게 하시고,
마침내 영화에 이르러 온전한 순종을 이루도록 해 주십니다.
끝으로 우리에게 율법을 내려 주신 이유를 알아볼께요.
먼저는 우리의 연약함과 무능력과 부족함을 시인하고 회개하며, 타락하기 전의 상태를 알아
하나님께 간절히 구할 바를 알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날마다 우리의 죄악된 본성을 새롭게 해주시길 원하고 기도하게 됩니다.
그 다음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대신하여 행하신 대속을 깨닫게 되고,
그런 큰 은택을 받은 우리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알게 됩니다.
바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거죠.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서기관이 이르되 선생님이여 옳소이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그 외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신 말씀이 참이니이다
또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또 이웃을 자기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전체로 드리는 모든 번제물과 기타 제물보다 나으니이다
예수께서 그가 지혜 있게 대답함을 보시고 이르시되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 하시니 그 후에 감히 묻는 자가 없더라 (막 12:2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