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아무개 2020. 2. 3. 22:10

환난을 당해도 다윗은 기도했습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벌써 그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빛을 비추어주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하나님이 멀게 느껴지고 응답이 없는 것만 같았습니다.

하나님이여 내 기도에 귀를 기울이시고 내가 간구할 때에 숨지 마소서”(1)...

만일 내게 비둘기 같이 날개가 있다면 날아가서 편히 쉬리로다 내가 멀리 날아가서 광야에 머무르리로다”(6-7)

아름다운 표현이긴 하지만 다윗이 얼마나 고단한 처지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세상을 보면 절경이 펼쳐진 곳은 참으로 아름답지만 사람이 살기가 어렵습니다. 거의 살 수가 없습니다.

사람이 아무것도 없이 아름다운 경치를 가진 대자연 속으로 그대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얼마 못가 죽습니다.

암흑시대라고 불리는 중세의 교회가 그랬습니다. 당시의 교회 건물들이 어땠는지 아시죠?

웅장한 외관과 화려한 내부를 자랑하는 로마네스크 양식, 뾰족뾰족한 고딕 양식, 로마의 르네상스 양식, 조각과 장식이 많은 바로크 양식..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끊임없이 아름다운 건물들을 위해 공을 들였습니다. 그러면 그 안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어땠을까요?

원체 없이 살던 백성들이 봉헌과 선행으로 공적을 쌓아야 구원받는다는 거짓말에 속아, 그나마 가진 돈 다 바치고 죽어가게 됩니다.

참으로 어리석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때는 로마 교회의 통제로 인해 백성들은 참된 성경 말씀을 들을 수도 읽을 수도 없었습니다.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없어 그렇게 죽어간 것입니다.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교회 건물이 지어진 그 시대.

사람들은 가장 더럽고 조악한 영과 육의 음식들을 먹으면서 점점 더 피폐해져 갔고

고통스럽게 살다가 가장 짧은 평균수명을 기록하며 죽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건축물들 안에는 죄악들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셀라..

 

8절부터 나오는 그의 깨달음은,

백성(성도)의 안전을 위해 쌓은 예루살렘 성(교회)이 도리어 악의 소굴이 되어버렸고,

차라리 아무것도 없는 광야가 자신의 피난처가 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주야로 성벽 위에 두루 다니니 성 중에는 죄악과 재난이 있으며

악독이 그 중에 있고 압박과 속임수가 그 거리를 떠나지 아니하도다”(55:10-11)

기독교 암흑기를 떠올리게 됩니다. 어쩌면 오늘날에도..

그런데 그를 핍박한 원수는 모르는 자가 아니었습니다.

“나를 조롱한 자가 내 원수였다면 내가 그것을 참을 수 있었으리라.

나에게 거드름을 피우는 자가 나의 대적이었다면 내가 그를 피하여 숨을 수 있었으리라.

그러나 그는 바로 너였다. 나의 동료요, 나의 동무이며, 나의 가까운 친구가 아닌가.

우리는 함께 다니며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누고 성전에도 함께 드나들었다.”(12-14)

그 아름다운 건물 안에 함께 있어 교제를 나누던 이들이었습니다.

 

사망이 갑자기 그들에게 임하여 산 채로 스올에 내려갈지어다 이는 악독이 그들의 거처에 있고 그들 가운데에 있음이로다”(15)

그냥 보면 이 구절은 다윗의 입장에서는 욕을 하고 저주를 내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편에서 생각을 해야 합니다.

이 저주는 하나님의 원수에 대하여 선지자의 입으로 말한 것입니다.

성도는 이런 말로 자기의 개인적인 원수를 저주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이 종종 자기의 말과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사람을 원수로 여기나 참으로 무익한 일입니다

그렇게 제멋대로 원수로 간주해버린 사람이 하나님의 원수는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한테 뭔가 잘못했거나 내 맘에 안 든다고 배척하다가는 그와 연결된 다른 성도와도 멀어집니다.

또한 그가 내 요구를 안 들어주어 해가 된 일이 사실은 나의 죄에 대한 경고이거나,

아니면 더 큰 유익을 얻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 하신 일일 수가 있습니다.

사람은 보이는 것만 가지고 진실을 판별하려 합니다.

그래서 괜찮은 사람은 멀리하고 속이는 자를 친구로 삼기도 합니다.

속이 좁은 사람은 자기에게 잘하고 좋은 말만 하는 사람하고만 친구가 되려고 합니다.

'나를 칭찬하고 내게 좋게 말하는 사람들만 좋아하면 되지 속이 좀 좁으면 어떤가'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러다가는 머지않아 간신들만 거느린 폭군의 얼굴을 거울에서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