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여전히 찬송하리로다
성막이 있는 예루살렘에 거하지 못하고 객지로 도망다니고 있었지만,
어느 곳에 있든지 다윗은 주님을 기억하고 여전히 주님을 찬송합니다.
비록 예전에 섬기던 장소는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교회는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동일한 믿음을 소유하기 때문입니다.
창세 이래로 이 세상의 끝날까지 그 모든 시대에..
참된 교회는 땅의 어느 특정한 장소에 매여있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사실 구약의 교회와 신약의 교회는 본질적으로 하나입니다. 사도 베드로 때, 신약 시대에 비로소 이 땅에 교회가 생긴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습니다.
창조된 사람인 아담과 하와는 주님과, 또한 서로가 교제(κοινωνία)'교제, 나눔'를 나누었습니다.
벌써 하나님께서 이 땅 위에 교회를 세우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혼인은 인간 사회와 생활의 기초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이지, 교회(일반적으로 말하는 의미)나 국가가 아닌 것입니다.
창조시에 교회(아담과 하와, 그리고 그 가정)에 부여된 자유성은 인위적이고 기계적인 요소들과 대립하게 됩니다.
만일 조직화된 가시적인 교회가 특별한 권위를 기계적으로 강제한다면 그것은 거부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중세에는 로마 가톨릭 교회(교황주의 조직체)만을 그리스도의 교회라고 주장했으며,
그 교회와 다른 모든 것은 하나의 참된 교회에 해로운 것으로 간주되었고,
지금도 로마 가톨릭 국가와 저들만의 교회에서는
불가시적 교회와 가시적 교회가 '교황적인 통일성 아래' 하나됨을 여전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혁주의는 그것을 거부하여 양심의 자유에 따라 특정한 가시적 교회의 모든 절대화를 원칙적으로 버린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통일성이 부서지는 곳에서 자유의 새벽이 동터 옵니다.
참. 아브라함 카이퍼, 『칼빈주의 강연』. 김기찬 옮김. 고양 : 크리스천 다이제스트, 1996.
그렇다면 하나님의 뜻대로 에덴동산에 세워진 처음의 교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었습니다. 제사장의 일이죠.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신 그 뜻에 따라
하나님을 섬기고, 땅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고, 다른 피조물들을 다스리는 일을 해야 합니다.
어느 특정한 직분을 맡은 사람들만 그래야 하는 게 아니고, 그러므로 당연히 ‘만인 제사장의 교리’는 성경의 진리입니다.
다만 구약시대에는 미처 복음을 밝히 깨닫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신약의 교회는 예수님께서 영원한 속죄를 이루셨으므로 동물 제사가 필요 없고, 성직자도 따로 있지 않으며,
대신에 만인 제사장의 원리가 오롯이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성령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통해서 그리스도 안에 들어온 사람들은 모두 다 동등한, 명예로운 하나님의 자녀들로서 교제를 나누며
그러므로 세상 밖으로 불러 내어진 모임인 교회는 성령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거룩한 모임’입니다.
그렇게 하나의 교회가 아담과 하와가 창조되었을 때부터 이 땅에 이미 존재해왔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교회에서 언제나 머리시고, 왕이시며, 대제사장이신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 28:20)
이러한 믿음은 하나님께서 성경 말씀을 통해 가르쳐 주신 '거룩한 공교회'에 대한 보편적인 믿음입니다.
오늘 시편의 배경인 구약시대, 다윗에게도 주 하나님의 거룩한 영을 통해서 동일한 믿음이 주어졌습니다.
그래서 비록 다윗이 요단 땅과, 헤르몬과, 미살 산 등지로 정처 없이 떠돌았지만 항상 주님을 기억하고서 이와 같은 시편의 찬송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참. 시 42:6).
이와 똑같이 우리도 어느 곳에 있든지, 어떠한 문제들와 상황에 처하여 있든지, 여전히 주님을 찬송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죄와 악행들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었지만,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땅에서의 새 생명뿐 아니라 하늘의 참 생명을 얻는 구원을 얻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어느 시대에든지 하나뿐인 교회, 곧 택하심의 은혜를 입은 백성들에게는, 가뭄과 기갈에도 결코 마르지 않는 생명의 물을 내려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전에 은혜받은 일들을 기억하여 많은 문제들에 둘러싸인 지금도 다시 은혜받기를 사모해야 합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 43:5)
우리에게 임한 환난이 아무리 거세다 하여도..
여전히 우리 하나님을 찬송할 것입니다.
은혜를 사모하고 구하면, 다시 또 은혜를 받게 됩니다.
매일매일 말씀 가운데 '날마다 새롭게 해주시는' 그런 은혜가 오늘 우리에게도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