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 새벽의 암사슴
우리는 다윗의 말도 들어 보아야 합니다. 그가 처한 어떤 상황 속에서 이 시가 지어졌는데, 그것이 그리스도(메시야) 예수님의 고난을 예표하고, 또 신약의 성도들인 우리와도 연관이 되고 있습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당시에 벌어진 일을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시에 담긴 그의 마음은 어느 정도 헤아려 볼 수 있겠습니다.
표제가 '다윗의 시, 인도자를 따라 아얠렛샤할(사슴이란 곡조)에 맞춘 노래'네요. '새벽의 암사슴'(אַיֱלֱת שַׁחַר)/아이엘레트 샤하르/..
낮에서부터 애타게 부르짖으며 찾아다니다가 캄캄한 밤이 다 지나도록 온 산을 헤맸습니다. 새벽. 완전히 갈 길을 잃은 암사슴 한 마리는 끝내 제자리에 멈춰 섰습니다. 동이 틀 무렵이 다 되었는데, 결국에는 이 너른 땅 위에 덩그러니 혼자 서 있게 되었습니다. 좀 있으면 날이 밝아 올 것이고, 그러면 주위의 수많은 맹수들이 잠에서 깨어날 것입니다.
다른 사슴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걸까요? 그들과 함께라면 어떤 위기라도 다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와 함께여서 행복했고 언제까지나 같이 있기만 간절히 바랐는데.. 지금은 아무도 없습니다. 결국에는 한 발짝 내딛을 힘도 없이, 이렇게 위험천만한 곳에 나만 홀로 남겨졌습니다. 나는 곧 있으면 굶주린 짐승들에게 뜯기게 될 것입니다.
다윗은 당황스럽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끝까지 '나의 하나님'(אלי)/엘리/을 애타게 부릅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일이 이렇게 된 것이 이해는 가지 않지만 그래도 하나님만은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모든 소망이 다 끊어져도 내 사랑, 나의 하나님을 내가 버릴 수는 없는 일입니다.
내 믿음은 이미 확정되었고, 오직 주는 거룩하시기 때문입니다. 내가 낮에도 부르짓고 밤에도 쉬지 못했지만, 그랬는데도 아무런 응답을 내려 주지 않으셨지만, 우리의 찬양 가운데 계시는 주여, 주님은 거룩하십니다. 주께서 우리 조상들을 건지셨습니다. 그들이 주께 부르짖어 구원을 얻었고, 주님을 신뢰하여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았습니다(3-5).
다윗은 탄식하며 자신의 끔찍한 처지를 토로합니다. "그러나 나는 벌레이지 사람이 아닙니다..."(6-21) 그래도 그는 어려서부터 주님을 믿어 왔습니다. 주께서 그가 의지하게 하셨고, 그는 주께 맡긴 바 되었습니다. 모태에서 나올 때부터 주께서는 '나의 하나님'이 되어 주셨습니다(9-10). 그가 배운 신앙은 오로지 주님께 의지하며 헌신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그에게 마지막 남은 단 한 가지인 자신의 생명을 주께 의뢰하며 서원합니다. “내 생명을 칼에서 건지시며 내 유일한 것을 개의 세력에서 구하소서(20)”, “내가 주의 이름을 내 백성에게 널리 알리고, 내가 회중 한가운데서 주를 찬양하겠습니다... 정녕 이 몸은 많은 무리들이 모인 가운데서 우리 주께 찬양을 드리겠습니다...”(22-26, 쉬운말)
또 그는 온 교회가 주님을 찬송할 것을 예언합니다. “...오고 오는 우리의 모든 후손들도 주를 섬길 것이고, 또한 주께 대하여 전해 듣게 될 것이니, 그들이 또한 장차 태어날 세대에게 주께서 손수 행하신 일들을 말하면서, 주의 의를 널리 선포할 것입니다.”(27-31, 쉬운말성경)
마침내 주 하나님께서 그의 기도에 응답해 주십니다. 주께 생명을 구하였으므로 그의 생명이 구원을 받게 된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기름 부음 받은 자를 구원하시는 줄 이제 내가 아노니 그의 오른손의 구원하는 힘으로 그의 거룩한 하늘에서 그에게 응답하시리로다”(시 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