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아무개 2019. 9. 21. 13:56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네 동산에 계셨습니다. 제자들에게 자신과 함께 깨어서 기도하자고 하십니다(마 26:38; 막 14:34).

그리고는 그 동산 나무 사이에서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도록 기도하셨습니다.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 26:39)

하지만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저 잠을 자고 있습니다. 

내 마음을 함께 가지라고, 함께 깨어서 기도하자고 아무리 말씀하셨어도 제자들의 마음은 예수님의 마음과 같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그저 눈이 피곤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동산에서 기도하시고 세 번째로 다시 오셨을 때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는 자고 쉬어라 그만 되었다. 때가 왔도다.

 

얼마 뒤 가룟 유다가 칼과 몽둥이들 든 군병들 앞에 앞장서서 예수님을 잡으러 왔습니다. 

실랑이를 벌인 끝에 열한 제자들은 모두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쳐 버렸습니다(마 26:56). 

도망가는 제자들의 뒷모습을 보시는 예수님의 마음은 어떠셨을까요?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홀로 남으셨습니다. 이제 앞으로 닥쳐올 모든 수난과 고통을 혼자서 감당하셔야만 합니다. 

 

(시 22:1-2, 7-8)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어찌 나를 멀리 하여 돕지 아니하시오며 내 신음 소리를 듣지 아니하시나이까

내 하나님이여 내가 낮에도 부르짖고 밤에도 잠잠하지 아니하오나 응답하지 아니하시나이다...

나를 보는 자는 다 나를 비웃으며 입술을 비쭉거리고 머리를 흔들며 말하되

그가 여호와께 의탁하니 구원하실 걸, 그를 기뻐하시니 건지실 걸 하나이다

 

(시 22:15-20)

내 힘이 말라 질그릇 조각 같고 내 혀가 입천장에 붙었나이다 주께서 또 나를 죽음의 진토 속에 두셨나이다

개들이 나를 에워쌌으며 악한 무리가 나를 둘러 내 수족을 찔렀나이다

내가 내 모든 뼈를 셀 수 있나이다 그들이 나를 주목하여 보고 내 겉옷을 나누며 속옷을 제비 뽑나이다

여호와여 멀리 하지 마옵소서 나의 힘이시여 속히 나를 도우소서 내 생명을 칼에서 건지시며 내 유일한 것을 개의 세력에서 구하소서

 

제가 이런 수난과 고통 가운데 있는데 아버지께서는 어디에 계십니까?

ἠλι ἠλι| λεμα σαβαχθανι;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마 27:46; 막 15:34)

죄인들인 우리가 버림받지 않고 주께서, 영원 전부터 함께 계셨던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으셨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가 끊어지는 바로 그 때에 사람들의 죄를 대신해서 갚으시고자 하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집니다.

고문에도 아무 말씀이 없으셨고 폭력도 거짓말도 하지 않으셨지만.. 사람들은 그분께 악인들과 함께 묻힐 무덤만을 주었습니다(참. 사 53장).

우리 주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영혼을 아버지 하나님께 맡기시고 죄인들을 살리시기 위해 우리의 죄악들을 모두 다 대신해서 짊어지셨습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예수님의 이 외침은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묵상하신 이 시편 22편 말씀이 아니겠습니까? (시 22:1a)

우리가 볼 때는 마치 완전히 낙망하신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주님께서는 말씀을 드디어 이루셨다고 기뻐 외치셨을 것입니다.

이 구원이 바로 구약과 신약의 중심에 서신 예수님께서, 영원 속에서 단번에 이루신 일입니다.

그는 참 사람의 영과 육으로 모든 비참과 치욕과 괴로움과 슬픔과 고뇌 속에 내던짐을 당했습니다. 

아무 죄도 없이 세상의 어마어마한 죄악들에 대한 형벌을 홀로 감당하셔야만 했던 고난 받는 종... 

그러나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버리지 않으시고 그곳에 함께 계셨으니 언제까지나 스스로 계시며 자신의 오른손으로 그를 붙드실 것입니다.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눅 23:46)